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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이 일하기 좋은 병의원의 조건

  • 작성일 2022-07-24 22:36:54
  • 조회 8,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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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승균


 


용인에서 A정형외과를 개원하고 있는 한 원장은 직원의 이탈에 고민이 많다. 업무에 적응할 만하면 이직을 하거나, 교육과 훈련을 통해 업무역량이 향상되어 성과를 볼만한면 타 병의원으로 이탈하는 상황이 서너 차례 발생하였다. 한 원장은 직원에게 ‘연봉협상 – 성과측정 – 합리적 보상’을 해주면 직원관리가 모두 해결되는 것이라고 생각하였지만 실상 개원하고 보니 직원관리가 그리 쉬운 것이 아님을 깨닫고 새로운 관점에서 직원관리를 시도하기 시작하였다.


이처럼 직원관리는 대부분의 병의원의 원장에게 있어 고민거리이다. 그렇다고 방치할 수도 없다. 직원은 당장 병의원의 매출에도 영향을 미치지만 병의원 미래의 생존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일반 직장에서도 직원관리는 중요한 경영관리 포인트이다. 이에 정기적으로 직장에 대한 직원의 인식을 파악하고 있는데 이때 경영진에 대한 신뢰, 자신이 수행하고 있는 업무에 대한 만족도, 동료와의 관계 등이 주요 점검 항목이다. 아울러 의사소통, 다양성 관리, 임금 정책, 복리 후생 등의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결과적으로 “일하기 좋은 기업”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은 직원만족을 통해서 얻은 성과가 회사정책에 따른 비용절감으로 얻는 성과보다 훨씬 더 크다고 믿고 있다는 것이다. 즉 직원만족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고 고객을 행복하게 만든다는 경영철학을 믿고 있는 것이다. 이는 기업과 고객 간의 관계를 좌우하는 것은 직원이기에 단순히 인건비라는 비용측면에서 직원을 보는 것은 경계해야 하는 것으로 기업의 성장을 기대하려면 직원의 마음을 얻어야 가능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결국 병의원도 기업경영과 같은 맥락으로 봐야 한다. 다시말해 병의원 경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직원관리이며 직원의 신뢰를 얻는 것이 일하기 좋은 병의원을 만드는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



원장은 직장의 믿음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병의원 원장의 가장 큰 역량은 “직원들이 내일 다시 출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즉 직원들에게 내일도 출근하고 싶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CEO로서 가지고 있어야 할 철학인 것이다. 장기고용은 직원들의 심리를 안정적으로 만들어 줌으로써 업무에 몰두할 수 있게 해줌으로써 이직률을 낮추는 효과를 가져온다. 이에 ‘장기직원은 성과가 떨어진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오히려 원장은 장기직원의 축적된 경험을 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병의원은 고객부터 모든 것이 시작되는 업무 특성을 가지고 있기에 고객과의 관계는 그 어느 업무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장기직원이 오랜기간을 통해 만들어 놓은 관계는 병의원에 있어 가장 큰 자산이다. 고객관리에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는 장기직원은 고객 한명 한명의 스토리를 알고 있다. 고객은 그러한 직원을 만났을 때 어떤 직원을 만난 것보다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준다.


물론 적은 규모의 병의원이 대형병원처럼 모든 복리후생을 맞출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복리후생을 지원해준다는 의미이다. 직원들이 건강하게 일하도록 돕고, 업무에 지쳤을 때 활력을 불어넣어주고, 즐겁게 일할 수 있게 만들어 줄 수 있어야 한다. 이에 회식, 웍샵, 야유회 등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직원들의 개인 생활을 도울 제도에 대해서 고민해야 한다. 어린이 집, 은행, 세탁소, 마트 등과 같은 시설을 만들 수는 없지만 직원들이 이런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 회사 밖으로 나가서 시간을 허비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진료시간에 모든 직원이 다 자리를 잡고 있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고객이 몰리는 시간, 한가한 시간을 파악하여 융통성있는 근무시간을 편성할 수도 있다. 병의원의 이러한 복리 후생을 지원하면 할수록 직원들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더 길어질 것이다.



자부심을 갖게 만든다.


일하기 좋은 병의원은 직원들이 직장을 생활의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이 병의원에서 일하고 있는 것 자체에 대해 자부심을 갖도록 돕는다. 최근 병의원에서도 ‘이달의 우수 직원’, ‘친절 직원’, ‘봉사하는 병의원’, ‘건강예방 강사로 직원활용’ 등과 같이 자부심을 갖게 만드는 사례는 많다.


또한 병의원 업무, 경력이 직원 자신을 발전시키는 여건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들어 상담실장이 장기근속을 통해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향후에 경영컨설턴트로서 활동할 수 있다는 비전을 갖는다면 당연히 현재 병의원에서 몰입과 열정을 쏟게 될 것이다. 이처럼 직원 자신의 성장과 발전의 기회를 접목하는 것이 일하기 좋은 병의원을 만드는데 있어 매우 필요한 조치이다.



갈등관리를 잘 해주어야 한다.


모든 병의원에서 직원간의 갈등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갈등은 병의원내의 의사소통을 왜곡시키고직원간의 다양한 의견과 관점을 무시하는 일이 발생하게 된다. 가득이나 우리나라처럼 위계질서가 강한나라에서 갈등은 고참직원보다 들어온지 얼마되지 않는 직원을 더 힘들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이에 많은 조직에서 갈등을 없애기 위해 수평조직이란 이름으로 조직의 틀을 변경시키도 한다.


하지만 갈등의 대부분은 리더로부터 나오는 경향이 많다. 리더 즉 원장의 개인적 성향에 따라 직원의 대우가 틀려지게 된다. 원장은 똑같이 대한다고 하지만 직원은 아주 작고 미묘한 부분에도 영향을 받게 되며 스스로 오해를 불러일으킴으로써 갈등을 키우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원장은 직원들과 자연스러운 대화의 시간을 갖어야 한다. 그리고 그 대화를 통해서 직원 개개인의 감정은 물론이고 조직감정까지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아울러 이를 기반으로 직원의 역할을 명확히 해줘야 한다. ‘좋은 게 좋은 거다’라는 생각은 결코 갈등관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병의원의 갈등은 모두 원장의 책임에 있다.


이에 원장은 직원에게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적은 병의원의 특성상 모든 직원을 직접 마주하는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요며칠 어두운 얼굴을 하고 있는 직원을 그냥 지나치는 것은 원장의 직책을 등한시하는 것과 같다. 직원의 가족 수, 가족동향을 알고 있는 것은 단순한 배려가 아니라, 가정생활이 안정되어야 직원들이 직장에서 몰입해 일할 수 있다는 철학을 밑바탕에 깔고 있다.



조직차원의 평가 및 보상을 해줘라


원장이 가장 고심하는 영역이다. 객관적인 평가 그리고 그에 따른 고어는 합리적 보상의 결정. 하지만 고심에 고심을 거친 평가와 보상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직원의 불만을 해소할 수는 없다. 이는 적은 규모의 병의원에서 자주 일어나는 상황으로 그 이유는 한가지에 있다. 즉 직원 개개인의 차원에서만 평가와 보상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말만 잘하거나, 포장하는데 익숙하거나, 순발력만 있는 직원이 상대적으로 더 좋은 보상을 받을 확률이 높게 된다. 이에 협조, 협력, 공동의 업무에 대해 가중치를 두고 평가와 보상을 하는 방식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보상 시스템은 보이지 않는 업무, 조용히 일처리 하는 직원의 노력까지 포함시킬 수 있어 직원의  책임감을 높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이해도가 늦은 직원을 다른 직원이 서로 코칭해 줌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게 만들 수 있다. 



좋은 병의원을 만들겠다는 원장의 철학을 보여줘라


일하기 좋은 기업들은 장기 고용, 무해고 정책, 가족 지원 프로그램, 직원 생활 지원 프로그램 등 각종 직원 배려 프로그램을 수십 년간 유지해오고 있다. 특히 경기가 어려울 때일수록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해왔다. 이러한 기업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생각은 직원과의 약속이 한 번 어긋나면 직원과 조직 간 신뢰 관계가 다시 회복되기까지 수년, 수십 년이 걸린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직원과의 약속, 나아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 사력을 다해왔다.


병의원도 마찬가지이다. 원장의 말은 한마디 한마디가 약속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변경되어서는 안되며, 만일 변경되었을 때는 전체가 공감할 수 있는 이유가 동반되어야 한다. 그래야 직원은 원장의 생각을 믿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제도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지키지 않으면 직원은 서류상의 제도만으로 치부하며 원장의 리더십을 신뢰하지 않는다.



이처럼 좋은 병의원을 만들기 위해서 원장이 직원에게 해줘야 할 항목도 있지만 원장님 스스로가 가져야 할 리더십이 필요하다.


첫째, 원장님은 단순히 정책, 제도를 만드는데 의의를 두기보다는 직원의 역할, 기여도에 따라 직원 배려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노력해야 하다. 경쟁 병의원이 도입한 복지제도 그대로 도입하면  직원이 좋아하지 않게 되어, 오래가지 못하고 중간에 쉽게 그만두게 되어 오히려 낭비하게 될 수 있다. 또한 직원 배려프로그램이 원장님의 철학이 바탕 되지 않는다면 직원은 원장님의 진정한 의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게 되면서 직원만족, 신뢰관계라는 당초 목표를 달성할 수 없게 된다.


둘째, 원장의 철학을 이해한 직원들은 원장의 뜻에 호응하고, 즐겁게 일하면서 업무에 몰입함으로써 지속적으로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리고 행복한 직원들은 동료직원들을 도우며 고객을 위해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직원을 위한 배려 프로그램들은 원장 입장에서는 투자이다. 따라서 직원을 행복하게 만드는 투자가 더 높은 성과를 낸다는 믿음을 가져야 병의원은 지금보다 더 성장할 수 있게 된다.


셋째, 원장은 경영에 대한 공부를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다른 병의원에서 쉽게 복사할 수 있는 것은 핵심 경쟁력이 될 수 없다. 일하기 좋은 병의원이 좋은 제도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따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눈에 보이지 않는 직원 중심적 경영 철학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과거 병의원의 경쟁력인 친절, 뛰어난 의료수준, 비용절감이었으나 이제는 직원의 창의성,  생산성, 정교한 서비스, 디테일에 있다. 그 중심에는 직원이 있는 것이다.


글 노승균 병의원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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