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원에서 원장은 의사, 경영자 이상의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컬럼, 도서 등에서 자주 보는 문구 중 하나는 “직원은 병의원이 싫어서 떠나는 것이 아니라 원장이 싫어서 떠나는 것이다.” 즉 직원은 원장의 행동에서 자신이 병의원에 근무할지 말아야 할 지 이유를 찿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원장은 직원을 급여를 주는 관계로만 봐서는 안된다. 분명한 것은 직원이 어떻게 근무하는야에 따라 병의원의 성공비결이 있는 것이다. 이에 직원이 원장님을 바라보는 관점을 인식하고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직원을 못 믿는 원장
아침에 출근할 때부터 진료시간이 끝날때까지 환자수, 예약환자 수, 병의원 비품 등에 이르기까지 마치 직원이 빼먹지는 않았는지 찾아내는 것처럼 아주 사소한 부분까지 챙기는 원장이 있다. 특히 지시가 업무소통이라고 생각하는 원장이 주로 갖는 성향인데 직원들은 난감할 수 밖에 없다. 이에 직원들은 진료관련, 고객관련 업무보다는 원장이 언제 질문할 지 모르는 사항에 대해 예상답안을 만드는데 급급하게 된다.
잘난 체하는 원장
솔직히 말해 원장은 모든 면에서 잘나야 한다. 하지만 그 잘난 부분을 스스로 잘났다고 말해서는 안된다. 원장은 직원들의 생각, 아이디어를 얻고 직원 협조와 협력을 통해서 병의원을 운영해야 하는데 원장이 잘났다고 말해버리면 직원은 모든 업무를 원장한테 맞추려는 경향이 강해져 결국 원장이 모든 업무를 관여하지 않으면 업무가 진행되지 못하는 상태에 이를 수 있다. 또한 높은 진료수준을 병의원 경쟁력과 차별화 포인트로 활용하는 것은 좋은데 무턱대고 고객에게 우리 병의원에서만 치료할 수 있다거나, 다른 병의원에 다니는 고객도 우리 병의원으로만 온다는 식으로 잘난척하는 원장을 직원은 진실성이 없다고 판단하여 믿음을 주지 않게 된다.
혼내는 원장
만일 원장이 사소한 직원의 업무실수에도 큰소리로 지적하게되면 직원입장에서는 불안과 무서움을 느끼게 되다. 물론 호통칠때뿐이고 뒷끝은 없다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큰소리라 나왔다는 사실은 지울 수 없다. 그 결과 직원은 큰소리에 점점 무딘 반응을 보이게 되며, 큰소리의 효과는 거의 없게된다. 또한 장기적으로 큰소리만 피해가려는 직원의 변명, 이유가 많아질 수 있으며, 향후 소통을 단절시키게 된다. 결국 조직의 팀웍은 생각할 수 없게 된다.
부정적인 면을 말하는 원장
아무리 뛰어난 역량을 가진 사람도 면접시에 부정적인 질문을 받게되면 한마디도 할 수 없게 된다는 연구조사처럼 부정적인 얘기는 사람의 사고와 행동을 정지시키거나 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게된다. 원장과 직원의 관계는 액션과 리액션의 반복에서 시작되는데 액션이 부정적으로 나오면 리액션은 기대할 수 없게된다.
의견을 무시하는 원장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병원, 즐겁게 목표를 달성하는 병의원 등 원장은 병의원의 성장을 위해 목표와 계획을 수립한다고 해도, 결국 그 실천은 직원이 하게된다. 하지만 목표, 방침 등이 직원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원장의 생각만으로 세워졌다면 직원은 원장의 뜻을 파악하지 못하고 움직이지도 않게 될 것이다. 계속해서 원장님 혼자서 모든 의사결정을 하게되면 직원은 자신의 의견을 굳이 고민할 필요도, 원장님에게 전달할 노력도 하지 않게되는 수동적 조직이 될 것이다. 급기야 직원들은 ‘원장은 우리를 시키는 일만 하면되는 일꾼’으로 생각하게됨으로써 스스로를 병의원의 도구로 여길지도 모른다.
허세 부리는 원장
병의원의 오너는 원장이 맞지만 병의원의 주인이라고 까지 생각한다면 직원은 더 이상 애사심과 충성심을 발휘하지 않게된다. 직원이 더 이상 주인이라고 생각되지 않는 이유중에는 직원 자신의 의견이 묵살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원장이 병의원을 자신이 취미, 성취물로 도배를 하는 것도 큰 원인에 해당된다. 예를들어 골프채를 비치한다면 직원은 자신이 근무하는 병의원이 원자의 개인사무실인지를 혼동함으로써 직원도 자신의 것들로 병의원을 채워넣을 수 있다는 뜻이다. 결국 원장과 직원이 모럴헤저드로 빠질 수 있는 위험이 있다는 뜻이다. 더욱이 병의원 매출이 떨어짐에도 원장의 행동이 바뀌지 않는다면 바로 직원에게 불안감으로 작용하여 직원이탈 현상을 맞게 될 수도 있다.
말을 바꾸는 원장
리더로서 가장 흔히 범하는 오류이다. 그리고 말을 바꾸었을 때 부작용이 한참뒤에 나타나기에 오류를 범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원장은 자신이 고심끝에 내린 결론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직원입장에서 보면 원칙이 없는 걸로 비춰져서 ‘내일 또 변할지 모르니 미리 할 필요가 없어”라는 인식이 심어지게 된다. 그러면서 우리 원장은 원래 깊이 생각치 않고 행동하기 때문에 조금 있으면 또 말을 바꿀 것이니 원장이 업무에 대해서 세번 물어볼 때 해도 늦지 않아라는 병의원 문화가 만연하게 된다. 이처럼 직원입장에서 말을 바꾸는 원장은 무책임과 무기력한 원장으로 비춰져서 더 이상 직원에게 말발이 먹이지 않게 된다. 그 것은 매우 위험한 징후이다.
인사평가가 모호한 원장
병의원은 조직이기에 조직에 맞는 원칙과 룰을 정하여 그 원칙과 룰로 조직을 평가하고 이끌어가야만 한다. 직원에게 있어 인사평가는 근무에 대한 보상이라는 민감한 사항이기에 아주 작은 사항에 있어서도 오해할 수 있는 소지가 많다. 그렇기에 원장에게 잘 보이면 인사평가도 잘 받고, 급여도 올라간다는 오해는 거의 모든 병의원에서 가지고 있는 문제이다. 물론 원장입장에서 일 잘하는 직원에게는 좀 더 관심과 애정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겠지만 평가에 있어서는 구체적 사유와 근거가 있어야 한다. 이에 원장은 평가에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그 기준에 따라 평가가 이뤄져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원장들은 오랫동안 근무했기에 직원을 잘 안다는 이유만으로 은 직원을 평가하는 경향이 크다. 따라서 수시로 자신의 평가기준을 직원에게 공감시키는 노력과 함께 평가기준은 가급적 변화시키면 안된다.
말을 실천하지 않은 원장
이는 약속과도 유사한 부분이지만 직원입장에서는 다른 의미로 전달되는 항목이다. 즉 원장이 직원을 양성시킨다는 자신의 목표를 직원에게 설명했다면 반드시 설명하기전에 직원양성계획이 세워져 있어야 하고 그 계획에 따라 직원에게 지원을 실천해야 한다. 예를들어 뛰어난 역량을 가진 A라는 직원을 키워주기 위해서 고객관리업무를 맡길 예정이면 ‘능력껏 열심히 하라는 말’을 하기전에 교육, 훈련 등의 계획이 미리 세워져서 직원입장에서 원장의 뜻이 확고함을 믿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 그럼에도 대부분 원장, 상사, 리더는 권한과 지원은 없으면서 말로만 지원해주는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과거를 얘기하는 원장
마케팅, 병의원 매출시스템, 고객예약시스템, SNS 등 병의원 업무관련한 정책, 제도, 운영시스템의 변화는 매우 빠르다. 또한 고객의 니즈, 요구사항도 다양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원장이 과거의 업무습관, 틀에 빠져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직원과 업무에 있어 원활하지 못한 경우가 발생한다. 그럼에도 직원의 업무에 과거의 예를 들면서 과거 스타일을 고집한다면 직원들로서는 매우 맥이 빠져버리게 된다. 갈수록 의료사업의 경쟁은 치열해질 것이다. 따라서 경쟁병의원은 새로운 업무시스템을 구축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임에도 우리 병의원만 과거대로 한다면 당연히 직원들은 업무의 불편함이 가중될 것이다. 원장도 매일 배워야 한다.
책임을 미루는 원장
우유부단한 원장에 이어서 다음으로 힘들게 하는 원장이 책임을 직원에게 미루는 원장일 것이다. 진료를 하다보면 직원간의 갈등, 고객과의 갈등은 어쩔 수 없이 발생하게 된다. 그 때마다 원장은 갈등관리를 해줘야 하는데 오히려 직원에게 미뤄버리게 되면 직원은 믿을 사람이 없어 업무를 소극적이고 안정적인 일만하게 됨으로써 새로운 일은 시도도 할 수 없게 된다. 모든 병의원의 업무에 대한 책임은 원장에게 있음을 분명히 해야 한다. 직원이 이탈하는 것도 직원이 무능해서가 아니라 원장이 직원관리를 못해서 떠나는 것이며, 직원간의 소통이 활성화 되지 않는 것도 원장의 몫이다. 더욱 고객이 불만을 터트리는 것도 원장이 잘 못한 것이다. 이 것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으면 원장은 직원에게 불신을 사게 되며 그 불신은 어떻게 하면 병의원을 떠날 것인가 이유를 찾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 되는 것이다.
자기 이점만 생각하는 원장
병의원 사명을 ‘고객이 최우선’으로 정해놓고 정작 직원에게는 매출이 큰 고객, 진료에 대해 강조한다면 직원은 원장이 정해놓은 고객만족의 경영방침을 의심하게 된다. 좋은 병의원 문화를 구축하자고 해놓고 돌아서서 특정 직원을 험담하게 되면 직원은 원장의 취지를 믿으려들지 않게 된다. 이처럼 원장은 겉과 속이 같은 인격을 지녀야 한다. 병의원을 경영하면 피치 못할 사정이 발생할 수 있지만 그래도 원장은 직원에게 인품을 보여주여야 한다. 직원 급여를 인상할 때는 병의원의 사정을 얘기하면서 정작 원장이 호화로운 생활을 한다면 어떤 직원도 병의원이 어렵다고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공과사를 구별하지 못하는 원장
병의원은 직원에게 있어 직장이다. 결코 원장의 가정이 될 수 없다. 그럼에도 원장 배우자, 자녀가 병의원에 간섭하거나, 직원에게 업무를 시키게되면 그 병의원은 결코 협력, 협조의 문화를 가질 수 없다. 직장에서 상사는 원장이지 배우자가 아님을 명확히 해야 한다.
지금까지 말한 것은 원장의 리더십에 해당되는 말이다. 최근 병의원의 경영환경은 뛰어난 진료수준만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그렇다고 병의원에서 고가의 의료기기, 멋진 인테리어를 정기적으로 갖추거나 리모델링할 수는 없는 일이며, 새로운 사업을 추가로 전개하기도 쉽지 않다. 따라서 현재 병의원의 가지고 있는 재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경영전략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경영전략은 원장의 리더십이 어떻게 발휘되느냐에 따라 효율적일 수 있고 비효율적일 수 있다.
글 채훈대 병원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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