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병의원 경쟁이 치열하다는 얘기는 어제 오늘일이 아니며 새삼 놀라울 일도 아니다. 건물이 있는 곳에는 어김없이 병의원이 개원하고 있으며, 어떤 매체를 보아도 병의원 마케팅, 홍보관련 내용물을 쉽게 볼 수 있듯이 최대한의 노력을 통해 병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그럼에도 어느 병의원은 성장을 하고 있고, 어떤 병의원은 정체를 겪고 있으며 심지어 폐원하는 병의원도 발생하고 있다. 왜 그런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일까? 고객에게 불친철해서, 진료서비스의 수준이 고객으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어서, 병의원 확장을 무리하게 해서 등 여러 원인이 있다. 따라서 병의원 경영에 대해 원장님들이 좀 더 넓은 시각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병의원의 성장도 기업의 성장과 동일한 궤도를 가지고 있다. 즉 처음 개원했을 때는 진료경쟁력과 원장•직원의 고객에 대한 태도, 열정이 병의원을 성장시키는 주요 요인이다. 좀 더 성장했을 때 즉 고객이 우리 병의원을 인식하기 시작했을 때는 병의원의 좋은 이미지를 구축하고, 타 병의원에서 볼 수 없는 차별점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이후 더욱 성장하기 위해서는 고객, 직원, 목표관리와 함께 새로운 사업계획 등의 병의원 매니지먼트가 중요해진다. 따라서 개원시기에는 고객에게 최고의 서비스로 승부를 걸게되며, 점차 우리 병의원의 전문성을 고객에게 확고하게 심어주는 방향으로 병의원을 운영하게 된다.
소청과를 개원하고 있는 P원장은 1개월 전 우연찮게 들었던 경영학 관련 세미나를 통해 위와 같은 기업의 성장곡선을 듣고 자신의 고민이 어디에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P원장도 다른 원장처럼 진료경쟁력을 내세웠고 누구보다 열심히 환자를 진료해왔고 그 대가로 병의원이 성장하였기에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것으로 자신의 경영철학을 얘기해왔었다. 의사가 환자에게 진료하는 것은 아주 당연한 말이다. 하지만 50%만 맞는 것 같다. 다시말해 의사로서의 사명만 얘기했고, 병의원 CEO로서는 아직 구체적인 말을 하지 않은 것이다.
병의원은 진료서비스와 경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만일 어느 원장님의 병의원 목표가 노마진이며, 환자에게 진료서비스 제공이 가장 큰 사명이라는 비약적인 가정을 해도 진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시설, 재료, 인건비가 들어가야 하기에 경영이 필요하다. 반대로 경영관리를 잘 해서 수익을 많이 발생시켜 그 수익으로 더 뛰어난 진료서비스를 목표로 해도 반드시 경영이 필요한 것이다.
그렇기에 원장은 성장곡선에 맞게 병의원 경영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최초 개원시기에는 자신과 직원의 열정으로 경영을 했다면 점차 원장은 데이터분석을 통해 과거, 현재의 상황을 파악하여 미래 사업계획을 세워야 하며 전략적 실행을 위해 필요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P원장은 세미나를 통해 자신의 병의원에 대한 현 상태를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 자신의 병의원이 정체되었다고 고민만 하고 있었는데 새로운 도약을 위해 잠시 정체되었다는 것을 느끼게 되어 안도와 함께 새로운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이 말을 다시 살펴보면 직원이 3명있을 때는 정해진 시간에 병의원 문을 열고 환자를 진료하고 부족한 재료는 구입하고, 보험청구를 해도 성장에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점차 고객으로부터, 직원으로부터, 매출로부터 문제가 발생하면서 성장을 가로막게된다. 이시기에도 개원초 처럼 업무를 하게되면 병의원은 경쟁력을 잃게 되는 것이다. 즉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는 그 문제를 해결하려는 변화가 필요한 것으로 그 변화는 원장님이 이끌어내야 한다. P 원장은 성장곡선을 통해 자신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고, 어떤 방향으로 병의원을 변화시켜야 할 것인지를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정체가 무서운 것이 아니라 정체시기에도 변화없이 과거의 습관대로 병의원을 경영하려는 것이 무서운 것이다.
글 채훈대 병원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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