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문제로 고민하지 않는 원장이 거의 없지만, 규모가 작은 병원일수록 원장의 가슴앓이는 더 심한 것 같다. 어떤 병원은 직원들이 한꺼번에 나가는 바람에, 하는 수 없이 부인한테 도움을 청하거나 아는 병원에 부탁해서 그 병원의 간호사 도움을 잠시라도 받아야 했다.
나이가 많은 간호사를 뽑았더니 일 잘하던 어린 직원이 그만두어 버린다. 일을 좀 할만하다 싶으면 결혼한다고 그만두고, 월급이 적다고 그만둔다고 한다. 그 외에도 별의별 이유가 다 있다.
원장들은 직원에 대한 섭섭함을 이렇게 표현한다. '나름대로 직원들에게 잘 해주려고 하는데 직원들은 그 마음을 모른다. 일 좀 할만하면 다른 병원으로 옮긴다. 작은 돈에도 민감하다. 신의가 없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 배우려 하지 않는다. 무슨 일이든 대충한다.' 그리고는 결론은 '잘 해줘도 소용없다. 월급만 좀 더 주면 된다'로 맺는다.
충분히 이해가 가는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판단하고 결론을 맺으면 '진정한 답'을 발견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런 마음을 가지는 순간부터 직장은 그야말로 사무적인 병원이 되기 때문이다. 즉 원장에게 있어 직원이란 돈을 조금 더 주고 일을 많이 시켜야 하는 사람이고, 직원에게 원장이란 어떻게든 돈을 좀 더 많이 받아내어야 할 대상이 된다.
▶ 입장을 바꾸어 생각하자
먼저 원장이 직원의 입장이 되어보자. 나는 간호대학이나 학원을 졸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직장생활을 한 경험도 없다. 처음으로 돈을 벌게 된 만큼, 부모님께 용돈도 드리고 싶고, 사고 싶은 것도 많다. 그래서 병원에 들어와 보니 사회생활이란 것이 그리 만만하지 않다. 원장도, 선배도 가르쳐 주려고 하지 않고 나무라기만 한다. 돈은 아무리 모아도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있을 만큼 될 것 같지 않다. 직장생활이 재미가 없다.
만약 상황이 이렇다면, 이들이 근무하는 병원에서 떠나갈 기회만 엿보고 있는 것이 과연 잘못된 것일까? 이와 같이 그들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마음이 선행되어야 병원을 즐거운 직장으로 만드는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다. 원장은 직원들이 어떻게 하면 병원을 자기 병원으로 생각하게 할까를 고민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꼭 지켜야 할 것이 있다.
첫째, 직원들의 급여와 근무시간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은 꼭 약속을 지켜야 한다. 급여일을 하루 늦춘다든지, 근무시간이나 근무패턴을 함부로 바꾸는 것을 가볍게 생각하면 안된다. 그들에게는 이것이 어쩌면 가장 중요한 사안일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장기근속에 따른 인센티브와 병원의 성과와 연동된 급여체계와 복리후생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병원의 성장이 자신에게도 의미가 있게 된다.
셋째, 평소에 직원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 뜻하지 않는 선물이나 보너스도 좋다. 특히 체계적인 교육을 받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른 곳에 가서 교육을 받고 병원에 와서 전파교육도 하게 해야 한다.
글 : 김동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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