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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개원 제대로 준비하고 있나요? 두번째이야기

  • 작성일 2022-05-07 23:20:14
  • 조회 2,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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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영선


 


최근 2명의 후배를 영입하여 공동으로  K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A원장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것은 세무신고를 하고 난 직후였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세금을 부담하게 된 A원장과 후배들은 세금부담 문제로 언쟁을 벌이게 되었으며 심각하게 동업을 지속할 지 여부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후배들의 동업의지가 처음같지 않습니다. 마치 제가 잘못해서 세금이 많이 나왔다는 생각은 참을 수가 없습니다. 이대로 계속 동업을 해야 하나요? 만약 지금 동업을 해지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지분을 나누어야 할까요?”


A원장의 궁금증은 매우 포괄적이었습니다. 필자가 여러 차례 공동개원 시 간과하지 말아야 할 사항들을 모두 간과하여 벌어진 필연적인 사건이었습니다.


“병원 내 운영매뉴얼은 가지고 계십니까?”


“운영매뉴얼이요? 그런 것은 없는데요…”


“그렇다면 결산은 어떤방식으로 이루어졌나요?”


“제가 지출을 결의하면 후배들이 동의하는 식으로 이루어졌고, 분기별로 월 수익과 지출에 대하여 검토하는 수준이었습니다.


“ 그렇다면 무슨 문제로 서로 이견이 발생한 것이지요?”


“각기 진료과목이 다르고 매출액도 다르다보니 동일하게 경비를 배분하는 것에 불만들이 생겼고, 특히 후배들은 제가 불필요한 비용을 사용하여 실질적인 수익률이 떨어졌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과연 K병원에는 무슨일이 벌어진 것일까? 사실 필자의 경험으로는 딱히 새로울 것도 없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작지 않는 출자금으로 동업이 이루어진 상태에서 또한 진료과목과 매출이 상이한 사업장에서 서로간의 불만을 조정해야 하는 운영매뉴얼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습다.


공동개원을 준비하는 것 만큼이나 운영에도 소홀해서는 안됩니다. 어느정도 규모 이상 특히 성실신고대상이 되는 병의원 경우 항상 세무조사를 대비하여 모든 근거자료가 확보되어 있어야 합니다. 필자가 공동개원 초기 동업약정서를 작성하면서 동업자간 업무분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문제 때문입니다,


필자는 A원장의 동의를 얻어 병원운영에 감사를 벌인 결과 K병원이 공동운영, 공동감사, 공동부담 이라는 대 원칙 하 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결국 상세내용 없이 목차 만으로 병원을 운영하고 있었다는 것이고, 또한 A원장을 비롯한 후배들이 결산과 세무신고서를 이해할 수 있는 기초지식 조차 없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후배들과 면담을 해 본 결과 서로간의 오해가 바로 이러한 기초지식의 부재 때문이라는 것을 파악하게 되었습니다.


“ 전 세금을 절약하기 위하여 저를 포함하여 부모, 형제들의 사용비용 까지 열심히 모아서 세무사 사무실로 넘겼는데 대표원장님은 조금 소극적이었습니다. 전 실질적으로 병원의 세금부담을 덜어주기 위하여 노력했지만 결국 세금만 많이 부담해야 하는 꼴이 되서 허탈합니다 ”


“ 원장님은 병원에서 처리한 비용보다 실제 신고비용이 작게 나왔고, 결국 원장님의 비용으로 다른 동업자의 세금부담만 줄였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그렇죠..앞으로 과세표준도 작아진다고 하니 더욱 걱정이 되고, 의욕도 없어집니다”


A원장과 후배들의 동의를 얻어 월 결산에 참석하여 진행방식을 모니터링 해 보았습니다. 월 결산방식은 그 달의 매출액과 사용된 경비를 파악하고 현금시제를 확인하는 정도였습니다. 그렇다면 K병원 결산방식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첫째, 사용경비의 세무상 적법하게 인정될 것인가에 대한 기준이 없었습니다. 세법에는 모든 경비가 필요경비로 인정받지 못합니다. 병원에서 사용한 경비가 세무조정 이라는 과정을 통하여 인정범위가 다시 결정되는 것이죠. 이론적으로는 사용한 대다수의 경비가 적법한 경비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도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 결산자료가 과정없이 결과만 작성되어 사후검증만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자금집행은 기획, 예산, 실행, 평가의 단계를 거쳐 검증되어야 합니다. 본인들 조차도 사용한 금액에 대한 사용처와 지출사유를 명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평가는 어불성설이겠죠.


셋째, 결산 시 경영지표에 대한 판단기준이 없었습니다. 단지 비용이 많이 지출되면 나쁘고, 비용이 작게 지출되어 수익이 커지면 좋다는 이분법적 판단은 경영의 눈을 멀게합니다. 때로는 투자로 지출이 커질 수 있고 때로는 지출을 억제하여 의도적으로 이익률을 크게 만들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것이죠. 특히 공동개원 경우 매출액과 주요경비(인건비,매입비,임차료)와의 상관관계 등을 판단하고 재무관리 상의 경영보조지표 등을 활용하여 미래의 수익에 대한 예상이 필요하고 공식적으로 작성된 경영자회의록 등을 통해 보관되어야 합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볼 때 경영자회의록이 나중에 법적인 문제가 붉어질 경우 요긴하게 쓰인 경우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


넷째, 동업약정서가 부실하게 작성되었습니다. K병원 경우 사업자 등록을 위해 간단하게  작성 된 동업약정서 외에는 어떠한 내부규정도 문서상으로 합의된 것이 없었습니다. 이는 새로운 지분권자가 들어올 경우나 동업자 간 해지나 청산절차를 밟게 될 때 엄청난 재앙(자금,기간)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필자는 동업자들과 회의를 통하여 공동개원약정서를 다시 작성하게 되었고, 약정서 상 명기되어있는 다음의 운영기준으로 분기평가를 실시한 후 동업해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 경영자회의( 지금의 월 결산) 방식과 업무분장/Agenda 변경

- 세무회계 관점으로의 경영자회의록 작성/사전점토(D-2일)

- 경영주요지표 설정과 예상 손익계산서 검토

- 판매관리비를 포함한 매출대비 동업자간 원가율 검토

- 동업자간 활용가능 비용 계정과목 선정 및 부담액 결정


K병원은 다행히 아직까지 큰 무리없이 병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결국 운영매뉴얼과 업무분장을 통하여 동업자간 서로 오해를 풀 수 있었고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었다는 후문입니다. 지금 공동개원을 하고 있다면, 혹시 동업자에 대한 조그만 불만이라도 있다면, 다음사항을 점검하면서 오해의 폭을 줄이도록 하시기 바랍니다.


- 공동개원 약정서 검토

- 공동개원 운영매뉴얼 검토 ( 경영/세무/인사/노무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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