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개원가는 단순히 '경기가 나쁘다'라는 말 한마디로 표현하기에는 너무도 힘든 시기가 아닌가 싶다. 고객들은 소비를 망설이고, 치료를 결정했던 고객도 간단한 C.C의 치료만을 원할 뿐, 치과 매출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Big Case는 점점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경기 침체로 인한 매출 하락이 억울할 수는 있겠지만 '경기침체' 자체를 없었던 일로 하거나 다시 호황 국면으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외부 여건이 어려울 때,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통제 가능한 내부적 변화를 모색하는 것이다. 이러한 통제 가능한 내부 요인은 치과의 진료 시스템이 될 수도 있고, 서비스나 내부 마케팅, 장비나 인테리어 등 많은 비용을 수반하는 변화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경기침체 국면 속에서 평소보다 매출은 감소하고 있는데 비용을 늘리는 것은 치과 원장이나 경영자로서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또한 서비스나 마케팅을 개선하고자 하더라도 '어떻게?'라는 문제가 남는다. 그렇다면 외부 여건의 악화를 보완할 수 있는 내부 변화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변화시켜야 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유 없는 클레임은 없다!
치과 원장이나 직원들 입장에서 생각하면 클레임이란 절대 있어서는 안될, 그리고 어쩌다 클레임이 일어나면 피곤하고 짜증을 유발하는 요소 중 하나다. 그러나 '치과'라는 업의 본질 상, 의료 서비스업의 일종이기 때문에 클레임이 없는 이상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이 있다. 물론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클레임을 즐긴다는 것은 감히 상상할 수 없을만큼 낙천적인 성격이 아닌 이상 어려운 일이다. 그렇지만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무언가 크던작던 분명한 이유가 있어서 클레임을 제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점을 보완한다면 조금 더 이상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고, 더 나아가 같은 이유로 인한 클레임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고객의 클레임을 단순한 불만으로 생각한다면 그것은 통제 불가능한 외부 환경이 되지만 그것을 개선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변화를 모색한다면 그것은 내부적으로 통제 가능한, 그리고 좀 더 훌륭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치과로 거듭나는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클레임,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일반적으로 고객들이 클레임을 제기할 때는 어떤 특정 직원이나 의사의 잘못도 있을 수 있지만 병원의 전반적인 서비스 또는 시스템에 대한 경우가 많다. 그런데 많은 치과에서는 클레임의 원인을 분석하기보다는 해당 고객의 접점을 담당했던 직원에게 책임을 귀속시키기 일수다. 그러나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 한 개인이 변화한다고 해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클레임은 단지 하나의 현상일 뿐이다. 제대로 클레임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러한 현상의 원인을 찾고 그것을 시스템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만 할 것이다.
물론 여러 사례들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성찰을 통해 궁극적인 원인을 발견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은 먼저 유사한 여러 사례가 발생되어야 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되고, 그 사이에 고객들은 인터넷을 비롯한 여러 매체를 통해서 해당 치과에 대한 좋지 않은 소문을 낼 우려도 있다. 또한 원인을 발견하기 위해 고민을 하더라도 병원의 입장에서만 생각하게 되기 때문에 진정한 클레임의 원인을 찾기에 어려움이 따를 수 밖에 없다.
결자해지(結者解之), 세상의 모든 일들이 그러하듯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클레임을 제기한 당사자에게 묻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주의할 점은 이미 고객이 클레임을 표출한 순간부터 여러분의 병원에 좋지 않은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고객의 감정이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대응하는 프로세스를 구비하고 이를 기반으로 고객과 커뮤니케이션하는 지속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모든 커뮤니케이션이 그렇듯 불만을 제기한 고객에게는 우선 사과를 해야만 한다.
굉장히 쉽고 당연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이 단계가 오히려 고객의 감정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아마도 고객을 상대하는 직원들의 '웃음'이 아닌가 싶다. 물론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말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정한 웃음일 경우다. 대부분 고객 접점을 담당하는 직원들은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CS 교육을 이수한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일방적인 주입식 CS 교육을 받은 경우, 게다가 교육을 이수한지 얼마 되지 않는 직원들일수록 어떻게 보면 약간은 가식적인 목소리 톤과 웃음으로 고객을 대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물론 고객이 별다른 감정이 없는 경우에는 조금 작위적인 웃음이라 해도 좋게 넘어갈 수 있지만 이미 클레임을 제기할 정도로 감정이 격앙된 상태의 고객에게 억지 웃음과 목소리 톤으로 죄송하다고 말해 봤자 오히려 상태를 악화시킬 뿐이다. 따라서 고객의 클레임에 처음으로 대처하는 직원은 고객의 기분을 달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지닌 베테랑이 담당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속칭 '사과'는 미안한 마음의 표출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웃으면서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보다 미안한 감정을 똑바로 전달할 수 있는 죄송스러운 표정이 고객의 불만을 잠시나마 누그러뜨릴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는 문제를 제기해 준 고객에게 감사의 뜻을 밝혀야 한다.
일단 고객이 클레임을 제기했다는 것은 무언가 여러분 병원의 문제점을 발견했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 문제점이 도저히 참고 넘어갈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는 반증일 수도 있다. 세상에 아주 특별한 사람은 극히 찾아보기 힘들다. 한 사람이 문제점으로 인식했다는 것은 이후 오는 다른 고객들도 충분히 같은 상황을 초래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병원의 입장에서 클레임을 괜한 화풀이 또는 '저러다 말겠지'라는 태도가 아니라 진료 & 서비스 시스템의 중대한 결점을 지적해 주는 것에 대해 감사함을 가져야만 한다. 한 번의 고객 클레임을 똑바로 해결하는 것이 10번의 유료 모니터링이나 미스터리 샤퍼보다 더욱 실질적인 성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원장과 직원들이 확실히 인지하고 그 감사함을 올바로 고객에게 전달할 수 있다면 더욱 쉽게 클레임의 본질에 다가갈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는 사실에 대한 확인과 설명 단계다.
이 단계는 고객이 어떠한 점에서 불편함을 느꼈는지 정확히 파악하는 단계로써, 클레임의 본질에 접근할 수 있는 클레임 매니지먼트의 가장 중요한 단계라 할 수 있다. 이 단계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설명이 고객의 입장에서 핑계로 들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핑계는 앞의 두 단계를 통해 간신히 진정시켜 놓은 고객 감정의 불길을 다시 타오르게 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물론 대부분 설명하는 직원들은 자신들이 핑계를 대고 있다고는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클레임의 주체는 고객이다. 아무리 설명을 잘 하더라도 고객이 '핑계'로 느낀다면 그것은 핑계가 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조목조목 설명을 하기보다는 고객의 감정에 호소하는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고, 왜 그러한 문제가 발생했는지에 대한 설명보다는 고객이 느끼는 감정에 동조하는 감성적 접근이 필요하다.
다음 단계는 클레임을 유발한 직/간접적인 담당자의 사과가 이어져야 한다.
여기서 주의해야할 점은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보다 내부 직원과의 커뮤니케이션이라 할 수 있다. 앞서 설명했듯이 대부분의 클레임은 잘못된 시스템에서 유발된다. 따라서 어떤 특정 개인의 잘못을 부각시키기 위한 사과가 아니라 고객의 불만을 해소하는 수단으로써의 사과라는 점을 사전에 직원들에게 충분히 인지시키고, 클레임이 무사히 해결된 다음에는 해당 직원에게 충분한 격려를 하는 것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고객이 지적한 부분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전달하고 그에 대한 보상을 하는 단계다.
고객은 선생님이 아니다. 아무런 대가 없이 지적을 하거나 야단치지 않는다. 따라서 고객의 클레임 정도에 따른 적절한 보상 시스템을 사전에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클레임을 제기하는 고객의 감정 상태, 잘못된 시스템으로 인한 고객의 피해 정도, 이 클레임의 원인이 병원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치는지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3~5가지 정도의 보상 시스템을 갖추고, 문제점을 지적해준 고객에게 다시 한 번의 감사와 함께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보상을 제시한다면 그 순간의 고객 클레임이 더욱 큰 사태로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보상 시스템의 또 다른 장점은 불만 고객과의 지속적인 관계 유지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고객은 적절한 보상을 받음으로써 본인이 느꼈던 불쾌한 감정을 제거할 수 있고, 보상이 지속되는 동안 고객이 충분히 만족한다면 오히려 충성 고객으로 변모할 수 있다. 그리고 고객이 내원하는 동안에는 내부 직원들 역시 그 고객이 제시한 문제점이 또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게 되기 때문에 클레임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할 수도 있을 것이다.
치과는 서비스업이다. 서비스업의 성격 상, 클레임은 과거에도 있었고 지금도 발생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발생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클레임을 '뭐 항상 있던건데...'라고 생각하며 고객과의 관계를 단절시킨다는 것은 지금과 같은 경기 침체 국면에서 최악의 결과를 야기할 수도 있다.
서비스 업의 본질을 충분히 인지하고 고객과의 인간적인 유대감을 형성해 나간다면 클레임으로 이어질 상황을 조기에 차단할 수도 있을 것이고, 고객의 클레임조차도 하나의 관계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앞에서 설명한 클레임에 대처하기 위한 충분한 시스템과 내부 교육, 그리고 고객과의 인간적인 유대감을 충분히 형성해 나간다면 지금과 같은 경기 불황을 타개하고, 앞으로 올 호황 국면에 더욱 성장하는 병원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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